쪼개진 치아 vs 금이 간 치아 faet. 뭐가 나을까 ep3 (완결)

3부작 시리즈의 마지막 편. 

쪼개진 치아 vs 금이 간 치아 - 도대체 뭐가 나을까. 

결론을 내려 한다. 


첫번째 포스팅에서는, 치아가 쪼개졌지만 발치하지 않고 치료한 케이스를, 

두번째 포스팅에서는, 치아가 쪼개졌는데 발치해야만 했던 케이스를 소개해드렸다. 

이제 마지막 포스팅에서는, 

치아에 금이 간 케이스를 소개하면서 나름의 결론을 짓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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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1] 건장한 50대 남성분. 

"씹을 때 뭔가 불편해요. 힘을 못 주겠어요."

전형적인 균열치아(crack tooth)의 증상이다. 


앞선 포스팅에서처럼 치아가 깨져서 분리된 상황은 아니지만, 

치아에 금(crack)이 가서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에 생긴 증상이다. 

tooth slot까지 갈 것도 없이, cotton roll만 물려봐도 아얏! 하신다. 


통증을 호소하시는 치아를 보면 crack이 하도 많아서 잘 구별이 되지 않지만, 

아무래도 화살표의 저 crack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 같다. 

턱근육이 너무 강하셔서, 구강카메라도 간신히 찍음.. ㅜㅜ 


CT를 보면 이미 뿌리끝 염증이 심한 상태. 



균열치아(crack tooth) + 치수괴사로 확진되어, 신경치료부터 진행. 

신경치료를 위해 삭제한 부위로, 선명한 crack line이 보인다. 


저렇게 심하게 금이 갔는데, 이걸 무사히 쓸 수 있으실까? 

치아가 더 이상 쪼개지지 못하도록 치아를 감싸주는 크라운을 셋팅. 

치아가 너무 짧아서 크라운할 때 많이 힘들었다. 


최소 2주 정도 경과체크. 

다행히 불편감없이 잘 사용하셨단다. (2년이 넘은 지금도 잘 사용하고 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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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2] 역시, 건장한 50대 남성분. 

"찬물에 시리고, 씹을 때 너무 아파요."


역시나, crack tooth syndrome 의심 증상. 

아파하시는 치아를 핀셋으로 살짝만 건드려도 자지러지게 아파하신다. 

충치나 치료 흔적이 없고, 화살표쪽의 crack line이 두드러진다. 



병행한 임상검사 결과 균열치아(crack tooth) + 비가역적 치수염으로로 확진되어, 

신경치료를 진행. 

하면서 보니, crack line이 정말 심하다. 

저~ 밑에까지 쭉~ 연결되어 있는데... 



crack line이 저 정도로 심하면 솔직히 나도 쫄린다. 

아무리 크라운으로 치아를 잘 감싸줘도 저걸 잘 사용할 수 있을까...


신경치료 마무리 후, 크라운 셋팅. 


다행히 2년 넘게 잘 사용하고 계신다. 


중간에, 1년 2개월쯤 지나서

지르코니아 크라운이 깨지는 바람에 크라운을 교체하셨는데, 

우리 병원에서 한 지르코니아 크라운이 깨져서 오신 분은 이 분이 유일하시다. 

정말 강력크한 턱근육.. 살살 씹으세요.. 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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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3] 이번엔 50대 여성분. 

"며칠전부터 어금니가 너무 아파요, 원래  조금씩 찌릿하다 말다 하긴 했는데 심해졌어요."


계속 남성분만 예를 들어서, 여성분의 케이스도 소개. 

말씀에 따르면, 치아에 금이 가서 급성 치수염이 온 상태로 보인다. 

예고편에 나왔던 그 치아

 

눈으로 볼 때는 그리 심해 보이지는 않지만, 

치수염이 왔으니 신경치료를 진행하기 위해 치아를 조금 삭제해보면 

이렇게 굵은 crack line이 치아를 관통하고 있다. 

저 crack line을 따라 세균이 침투한 것으로 보임


이미 치수염이 왔으니, 신경치료를 진행하고

치아를 관통하는 crack line


레진코어 후, 크라운까지 셋팅. 

초점이 잘 안 맞았다. 


다행히 치료 직후부터 증상은 없어지셔서 따로 경과체크 기간을 두지는 않았고, 

한 달이 조금 넘은 지금까지 잘 사용하고 계신다. 

(보통, 탈이 나는 경우는 크라운 셋팅 후에도 꾸준히 불편감이 사라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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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금이 간 치아들의 통상적인 프로토콜이었다. 

이렇게 금이 간 치아를 치료할 때, 중요한 체크 포인트가 있다.

치근의 파절을 확인해야 한다. 

씹을 때 불편감은 치관(치아의 머리부분)의 균열에서도 오지만, 

치근(치아의 뿌리부분)의 균열에서도 올 수 있다. 

치근파절이 확인되고, 씹을 때 증상이 동반되면 그냥 발치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쉽게도 치근까지 진행된 crack이나, 치근에서 생긴 crack은 

CT로도 진단이 되지 않는다. 


드물게 아래 링크에서처럼 ct로 확인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전 포스팅 참고 : 씹을 때 아파요 - 치근파절 feat. 진단의 어려움)

CT에서 확인되는 굵은 crack line(균열선)은, splitted(쪼개짐) 상태다. 

CT로 확인되면 이미 늦은 거다. 


균열치아(crack tooth)의 진단이 이렇게 어렵다. 

그러다보니 아래와 같은 케이스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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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4] 40대 남성분. 

"어금니로 씹을 때 시큰하고, 찬물에도 시려워요."


crack이 의심되긴 하지만, 이런 증상이 확진을 하기가 참 어렵다.  

하지만 골드인레이 + crack line 상태 확인 + cotton roll bite에 반응.. 



그리고 CT에서도 작지만 근단부 병소 확인 등등..




검사 결과를 토대로 균열치아(crack tooth) + 치수괴사로 진단. 

신경치료부터 시작한다. 

역시나, 깊은 곳까지 진행된 저 crack line...




신경치료를 마무리 하고, 



그래도 이 정도의 crack line은 아주 심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 

crack line의 정도는 예후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레진코어 후, 크라운 셋팅까지 잘 마무리. 

(크라운 셋팅 사진을 아무리 찾아도 안 보임.. ㅜㅜ)



.... 이렇게 crack tooth에 대한 통상적인 치료를 마무리했는데, 


3개월 뒤 불편감이 줄어들지 않는다고 내원하셨다. 

안 좋은 느낌이 들어 다시 CT를 찍어봤더니, 하아...

crack 치아에서 생길 수 있는 최악의 수가 나왔다. 



치근파절에서 보이는 전형적인 방사선 양상. 

염증이 뿌리끝에서 머리부분까지 쭉 연결되어 있다 ; J - shape 이라고 부른다. 

저 염증을 따라 뿌리에는 crack line이 진행중이다. 

그때 이미 그랬는지 그 이후 그렇게 된 건지는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건, 증상이 동반된 치근파절 = 발치라는 것... 


사진을 보여드리고, 발치. 

발치를 해서 확인하니, 뿌리를 따라 깊게 진행된 crack line이 보인다. 

저걸 발치 전에 미리 알면 참 좋으련만...


저런 crack line은 CT로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 뿌리의 벽을 타고 염증이 쭉 퍼진다. 이번 케이스처럼. 

이게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난 초반에는 CT에서 확인이 안 된다. 


그렇다면 crack tooth syndrome으로 진단된 치아는 처음부터 발치를 하는 게 옳을까? 

그렇지는 않다. 

앞선 Case 1,2,3에서처럼, 

crack으로 증상이 생긴 치아들은 신경치료 후 크라운으로 잘 쓰는 경우가 훨씬 많다. 


그렇다보니, 

치근의 파절이 확실하지 않은 상태라면 

우선은 crack이 치근까지 진행되지 않았기를 기도하면서 

신경치료 후 크라운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다만, 그 결과는 알 수 없다. 

Crack의 정도나 증상의 정도는 예후를 예측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저 기도하는 마음으로 치료에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기다릴 뿐... 


crack tooth 치료 요약 움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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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결론을 내릴 때가 되었다. 


쪼개진 치아 vs 금이 간 치아. 

뭐가 더 나을까. 

내 생각에는 그래도 쪼개진 치아가 더 나은 것 같다. 

변수가 적기 때문이다. 


쪼개진 치아는 진단 단계에서 어느 정도 예후가 예측된다. 

치조골 아래로 쪼개졌으면 발치, 

치조골 위로 쪼개졌으면 조각 제거 후 수복해서 크라운(신경치료는 선택). 

깔끔하다. 


그런데 금이 간 치아는, 진단 단계에서 예후가 전혀 예측되지 않는다. 

뿌리까지 균열(crack)이 진행되지 않았기를 바라면서,

치료를 진행하고, 

치료가 마무리 된 후에도 마음 졸이며 실제로 사용을 해봐야 한다. 

그리고 그 경과에 따라서, 

힘들게 치료했던 치아를 뽑아야 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물론 잘 사용하시는 경우가 훨씬 많다.)


균열선이 굵고 진하게 있어도 잘 사용하시는 경우가 있고 

균열선이 심하지 않아 보였음에도 발치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불편감이 아주 천천히 좋아지시는 경우도 있고, 

불편감이 아주 천천히 나빠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보니 이걸 뽑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이 과정이 길어지면, 사람을 지치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금이 간 치아는 여러 모로 환자와 술자를 힘들게 한다.


쪼개진 치아 vs 금이 간 치아, 

차라리 쪼개진 치아가 조금은 낫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다. 



<관련 글>

쪼개진 치아 vs 금이 간 치아 feat. 뭐가 나을까 ep1 

쪼개진 치아 vs 금이 간 치아 feat. 뭐가 나을까 ep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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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의료법 제56조 1항의 의료법을 준수하여 치과의사가 직접 작성하였습니다.

실제 내원 환자분의 동의하에 공개된 사진이며,

동일한 환자분께 동일한 조건에서 촬영한 사진을 활용하였습니다.

치료 내용 : 신경치료, 크라운, 발치

치료 후 생길 수 있는 부작용 : 재신경치료, 발치

치료기간 

case 1: 2022.04.01~ 2022.08.16 (pmma 경과체크 기간 3개월)

case 2: 2022.09.03~ 2023.01.06 (pmma 경과체크 기간 3개월) 

case 3: 2025.02.10~ 2022.02.28 (pmma 사용 안함)

case 4: 2022.11.09~ 2023.03.15 (pmma 사용 안함)

개인에 따라 진료 및 치료방법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으며,

효과와 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점을 안내드리고 동의하에 치료 진행합니다.

진료 전 전문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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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아래 링크로 문의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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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치근파절은 모두 발치일까... 

그렇지 않은 케이스가 가끔 있는데, 기회가 될 때 한 번 포스팅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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