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진 치아 vs 금이 간 치아 feat. 뭐가 나을까 ep2


이전 글에서(쪼개진 치아 vs 금이 간 치아 feat. 뭐가 나을까 ep1)에서, 

쪼개진 치아였지만 발치하지 않고 잘 사용할 수 있는 케이스에 대해 포스팅했다면, 


이번 글에서는 

역시나 쪼개진 치아지만, 발치를 피하기 어려운 케이스에 대해 포스팅하고자 한다. 



약 2년 전, 본원을 찾아오신 중년의 남성분. 

"씹을 때 찌릿한 느낌이 나요, 신경이 눌리는 느낌이에요."


치아에 금이 가거나 파절됐을 때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구강내를 보니, 하... 치아가 쪼개져서 이미 벌어져있다. 

깨진 조각은 차라리 달랑달랑 하는 게 낫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얘기했듯이, 

쪼개진 치아의 치료계획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저 파절조각의 크기다. 

벌어진 조각이 달랑달랑하면서 매달려있으면 차라리 좋으련만.. 

단단히 버티고 있는 걸 보니, 아마도 저 깊은 곳까지 물고 깨졌나보다. 


파절선 확인을 위해 CT를 찍어봤는데, 



하필 바로 옆에 크라운이 있어서 말끔하게 확인이 되지는 않지만(CT의 단점)

그래도 어느 정도 예측은 된다. 


사진을 보여드리며 설명드린다. 

조각을 제거해봐야 확실히 알 수 있겠지만, 현재 치아가 깨져서 분리가 되었는데(splitted), 

뿌리를 물고 깨진 상태로 보이며, 이건 수복이 매우매우 어렵거나 불가능하며, 

가능하더라도 오래 사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씀드리니, 

갑작스러운 발치 판정에 환자분도 당황해하시는 모습. 


미련을 남기지 않기 위해 

신경치료와 발치, 두 가지 계획을 세우고 치아 조각을 제거해보기로 했다. 


무통 마취 후, 조각을 살살 달래보는데... 

움직이는 조각이 잘 안 빠진다. 



뿌리 깊숙한 곳까지 물고 깨져나갔다는 의미다. 

그래도 혹시 몰라, 조심조심... 조각제거 성공. 

하아... ct에서 봤던 그 파절선이 맞는 것 같다. 


단순히 잇몸 아래에서 파절된 수준이 아니고, 

치조골 하방으로 깊숙하게 뿌리까지 깨져나간 상태다. 

한 번 더 위의 자초지종을 설명드리면서 발치를 권유드리니, 

환자분께서도 이제는 수긍을 하셨다. 



사실, 

치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심한 충치가 생긴 것도 아니고, 

만성적인 치주질환이 있던 것도 아닌데, 

이렇게 갑자기 치아가 깨져서 발치를 하게 되면 누구나 당황스럽고 속상하기 마련이다. 


치아 파절은 교통사고 같은 거다.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고, 운이 없었을 뿐. 

다만, 조금이라도 사고 확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오돌뼈, 누룽지, 육포 등을 자제하는 수 밖에... 


발치도 쉽지 않았다. 

뼈가 워낙 단단하신 분이라, 치아를 조각조각내서 간신히 뽑았다. 


발치할 때 뼈를 조금이라도 덜 손상시켜야 나중에 예후가 좋다. 

특히나 소구치 부위는 뼈가 얇아서 더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치아를 빨리 빼기 위해 치조골을 삭제하는 것보다, 이렇게 치아를 토막내서 뽑는 게 더 낫다. 

치아는 어차피 제거할 거니까. 


그리고 3개월 뒤 임플란트를 심으시고, 

다시 3개월 뒤 보철을 올려서 지금까지 잘 쓰고 계신다. 



이렇게 나름 해피엔딩으로 치료가 마무리 되어서 꾸준히 정기검진을 다니고 계신데


몇 주 전. 

예약도 없이 급히 내원하셨다. 

"임플란트 한 쪽으로 씹으면, 그 때 그 느낌이 또 나요. 

 씹을 때 찌릿하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고.. "

지난번에 워낙 놀라셨던지라, 심해지기 전에 얼른 치과에 오셨다고 한다. 


나도 급히 체어에 앉혀드리고, 

부드러운 솜방망이(코튼롤)을 치아별로 물려봤더니, 

지난 번에 파절로 발치 후 임플란트를 했던 치아(파란색 화살표)가 아니고, 


바로 그 옆의 치아(빨간색 화살표)였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균열선(crack line)은 성인의 어금니라면 종종 볼 수 있는 정도이고,  


특별한 증상이 있지 않으면 대개는 지켜보기 마련인데.. 

이렇게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라면 얘기가 다르다. 

<crackn line + 씹을 때 찌릿함 혹은 통증>을 놔두면, 

바로 지난 번 그 치아처럼 균열이 점점 진행되든가, 파절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이렇게 깨지지도 않았고, 벌어지지도 않은 치아는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결국 쪼개진 치아와 금이 간 치아 중에 뭐가 낫다는 건지...

이 문제에 대해 이번 포스팅에서 나름의 결말을 지으려 했지만, 

쓰면 쓸수록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아지다보니, 

한 번만 더 이어서 포스팅을 하고자 한다. 


<예고편> 저 균열선(crack line)은 어디까지 이어져 있을까...




이어지는 글 : 쪼개진 치아 vs 금이 간 치아 feat. 뭐가 나을까 ep3(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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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의료법 제56조 1항의 의료법을 준수하여 치과의사가 직접 작성하였습니다.

실제 내원 환자분의 동의하에 공개된 사진이며,

동일한 환자분께 동일한 조건에서 촬영한 사진을 활용하였습니다.

치료 내용 : 발치, 임플란트

치료 후 생길 수 있는 부작용 : 임플란트 제거

치료기간 : 2023.04.18~ 2023.12.06

개인에 따라 진료 및 치료방법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으며,

효과와 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점을 안내드리고 동의하에 치료 진행합니다.

진료 전 전문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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