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옆 어금니 충치 치료 - 고생을 덜 하려면 feat. 스플래시 데미지
스플래시 데미지(splash damage)
치아에 생긴 충치에서도 스플래시 데미지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누운 사랑니에 생긴 충치는,
사랑니에 일반공격을 가하면서 옆에 어금니까지 스플래시 데미지를 입힌다.
이때 옆 어금니는 주로 치근을 공격받게 되는데,
치근은 교합면보다 기본방어력이 약하기 때문에,
일반공격을 받은 사랑니보다 스플래시 데미지를 입은 옆 어금니의 피해가 더 큰 경우가 많다.
※ 기본 방어력 : 법랑질 >> 백악질 ; 그래서 뿌리에 충치가 생기면 빠르고 깊게 진행됨
이 포스팅은 이렇게 스플뎀을 입었던, 양쪽 어금니에 관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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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요맘 때쯤, 20대 남성분이 내원하셨다.
"아래쪽 어금니가 조금 깨진 것 같아요."
조신하게 체어에 눕혀드리고 얼마나 깨졌나 살펴보니, 헉!
그냥 깨진 게 아니라, 아래가 썩은 거 같은데..
모니터의 파노라마 사진을 보니,
A 위치에 뿌리까지 심하게 썩은 어금니가 보인다.
저기는 자연적으로 저렇게 충치가 생기기 어려운 위치와 형상이다.
이런 양상은 거의 백퍼, 인접한 사랑니로 인한 스플래시 데미지다.
환자분께 여쭤보니 역시나,
3개월 전에 사랑니만 뽑았다고 하신다.
(그때도 분명 충치가 있었을텐데 발치만 하셨다고 한다.)
엑스레이로 보기 전까지는 조금 깨진 걸로 착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차피 반대편 사랑니(B)도 곧 발치해야 할 것 같아서, 일찌감치 CT를 찍는다.
CT를 보니, 이걸 살릴 수 있을까... 걱정이 든다.
A 위치의 (과거 사랑니 옆) 어금니 |
치근이 거의 절반 가까이 썩어버렸다.
그러니까, 저 잇몸 아래로도 한참을 썩어있다는 거다.
사랑니는 뽑았지만, 옆 어금니는 남았다 |
이 정도면 발치를 고려할만한 상황이지만,
환자분의 나이를 보니, 이걸 쉽게 뽑기가 망설여진다.
어쩌면 잘 살려서 쓸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결과가 안 좋으면 비용과 시간과 원망이...
생각이 많아진다.
CT를 본 김에, B위치도 잠깐 보니 여기도 심각하다.
스플뎀을 심하게 입은 사랑니 옆 어금니 |
사랑니와 옆 어금니 사이에 음식이 끼면서 같이 썩었다.
눈으로 보면 심각성이 조금 덜 하긴 하다 |
그래도 A보다는 낫다.
B는 A의 과거이며, A는 B를 놔뒀을 때의 미래 모습인 것이다.
상황파악이 끝나고 환자분과 진단에 대해 설명을 드리다보니,
지금 하나도 안 아픈 상태(이미 치수는 괴사되었음)라 발치 생각은 1도 안 하고 오신 듯하다.
과정이 다소 힘들고 결과가 안 좋을 가능성도 있지만,
발치를 피하는 보존적인 치료방법에 대해 말씀드리니 강한 의지를 표현하신다.
상담을 하다보니, 어느새 이번에도 감정형(F성향) 치료계획으로 방향이 정해진다.
- 참고 링크 : 양쪽으로 생긴 인접면 충치 - 레진 치료
https://www.dentalist.me/2025/04/feat-f.html
방향이 정해지면, 최선을 다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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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A] 깨진 치아부터 치료를 시작한다.
플라즈마 덕분에 2회만에 신경치료를 완료.
문제는 잇몸 아래까지 깊게 썩은 치근인데..
2회에 걸쳐 신경치료를 하면서 잇몸을 미리 조금 정리해놓은 덕분에,
그 사이 잇몸이 잘 회복되었다.
잇몸 출혈 없이 상한 부위 충치를 무사히 깨끗이 제거.
레진코어로 보충하고,
구강스캔 후, 지르코니아 크라운 셋팅.
심하게 손상된 뒤쪽도 다행히 크라운이 잘 커버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양치질 하실 때, 저 쪽까지 잘 닿게 해주셔야 한다고 여러번 당부 말씀을 드리면서 A는 치료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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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B] 이제 사랑니 발치 + 옆 어금니 충치 치료 차례
사랑니 발치를 먼저 할까, 옆 어금니 신경치료를 먼저 할까..
경험상, 같은 날 같이 시작하는 게 장점이 많은 것 같다.
치료 기간도 단축하고, 통증 기간도 줄고, 발치도 수월하고, 신경치료도 수월하다.
일단 사랑니 옆 어금니 충치를 제거하면서 신경치료를 시작.
첫날 발수를 마치면서, 어차피 썩어서 깎아내야 하는 부분을 이렇게 삭제하면
사랑니 접근도 수월해져서, 발치도 편해진다.
최대한 깨끗하게 충치를 제거 |
이제 편하게 사랑니를 발치.
지혈제를 넣고, 꿰매준다.
그리고 1주 뒤. 발치 부위는 깔끔하게 치유 중.
2회만에 신경치료를 마무리 하고,
다시 1주 뒤, 더 잘 아문 잇몸에 맞춰 레진코어로 치관을 수복.
충치가 심했던 뿌리쪽은 한 번 더 체크.
그리고 구강스캔 후, 지르코니아 크라운 셋팅.
마찬가지로, 저쪽까지 양치질 잘 하셔야 된다고 당부의 말씀을 드리면서 치료를 마무리했다.
치료 요약 :
[Case A] 사랑니 때문에 옆 어금니 뿌리까지 충치 생김
- 신경치료 후 크라운으로 다행히 잘 수복됨.
[Case B] 사랑니 충치 때문에 옆 어금니 충치 생김(Case A도 이랬을 듯)
- 사랑니 발치하면서, 동시에 신경치료 시작. 4회만에 치료 마무리.
- 최소 기간, 최소 통증으로 치료 잘 마무리 된 듯.
- 반대편도, 이렇게 사랑니를 뽑으면서 치료를 했으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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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에 각각의 미래(A)와 과거(B)를 가지고 오셔서 기억에 남는 케이스였다.
그래도 이 분은 다행히 어금니 발치라는 최악의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는데,
가끔 이런 경우가 되어서 오시는 경우도 있다.
[다른 case - 1]
너무 늦게 오셨다.
사랑니는 오래 전에 뽑아, 기억이 안 나신다고.. |
환자분이 고생을 원치 않으신 점도 있지만,
보존적으로 치아를 살려보더라도 예후를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한 뿌리 충치다보니..
발치 후 임플란트로 넘어갔다.
결과적으로 고생은 훨씬 덜 하셨다. |
사랑니라도 무조건 다 뽑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누운 사랑니도 일찍 뽑으면 옆 치아의 손상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아무튼 사랑니가 있다면 꾸준히 치과에 내원하면서 검진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그나마 스플래시 데미지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덧붙임) 혹시 오해가 있을까봐 짧게 첨언을 하자면,
무조건 치료 기간이 짧다고 좋은 건 아니다.
이런 경우에는 발치와 신경치료를 동시에 하는 것이,
각각의 치료를 용이하게 해주고 술자와 환자 모두 덜 힘들게 해주기에,
장점이 훨씬 많은 치료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참고글 링크 : 아직 안 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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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의료법 제56조 1항의 의료법을 준수하여 치과의사가 직접 작성하였습니다.
실제 내원 환자분의 동의하에 공개된 사진이며,
동일한 환자분께 동일한 조건에서 촬영한 사진을 활용하였습니다.
치료 내용 : 신경치료, 발치
치료 후 생길 수 있는 부작용 : 재신경치료, 발치, 감각이상
치료기간 : 2024.05.10~ 2024.07.10
개인에 따라 진료 및 치료방법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으며,
효과와 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점을 안내드리고 동의하에 치료 진행합니다.
진료 전 전문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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